플랫폼[ep.107]

우리는 매일 누군가가 짜놓은 보이지 않는 규칙과 판 위에서 움직이며 살아간다. 이 거친 정보통신 혁명의 시대에 단순히 좋은 상품을 만들고 거친 바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발로 뛰는 것만으로는 온전한 주도권을 쥐기 어렵다. 진짜 실전의 판을 짤 줄 아는 사자들은 눈앞의 단발성 마찰이나 얄팍한 마진에 목을 매지 않는다. 그들은 수많은 유저와 데이터, 그리고 가치들이 스스로 모여들 수밖에 없는 거대한 길목, 즉 ‘플랫폼(Platform)’을 장악하여 생태계 자체를 통제하곤 한다.

내 사업이나 내가 매일 마주하는 실행력의 영토 안에서도 이 플랫폼의 속성을 잡을 수만 있다면, 시장의 그 어떤 거센 풍파 속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과 인지도를 회복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플랫폼을 잡는다는 것은 고리타분한 잔소리나 겉포장만 번지르르한 이론주의자의 학식을 자랑하는 일이 아니다. 주도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들이 안 되는 이유를 찾으며 멈춰 서 있을 때, 내가 직접 판돈을 쓸어 담을 수 있는 판을 설계하는 영악함의 결정체다. 시장을 지배하는 플랫폼의 본질에 대해 단단한 독백의 기록을 남겨본다.

단순 생산자의 나태함과 생태계를 지배하는 플랫폼의 위용

시장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정확함과 이성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겉으로는 온전한 듯 화려한 간판이나 치장을 내밀며 서 있지만, 정작 자신이 남이 만들어놓은 새장 속에서 모이를 받아먹는 단순 생산자에 불과하다는 진실은 외면하곤 한다. 학교에서 정답지 안의 안전한 지식만 파고들던 우등생들이 사회에 나와 핑계를 찾으며 우왕좌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열심히 땀 흘려 가치를 생산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가설에 갇혀, 정작 그 가치가 유통되고 통제되는 ‘판’의 무서움을 읽지 못한다.

준비되지 않은 단순 노동이 쌓여 초래한 균열은 결국 자신과 조직의 모든 영향력을 순식간에 갉아먹는 치명적인 독극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아무리 독보적인 실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플랫폼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그어놓은 경계선 안에서 움직인다면 어어떤 마진도 온전히 내 것으로 통제할 수 없다.

기회주의적인 속삭임이나 처세술 뒤로 숨는 나태함을 오늘 이 자리에서 깨끗이 지워내야 한다. 승자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광대가 아니라, 무대를 설치하고 관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단독자뿐이다. 내 업의 정체성을 단순 가공업이 아닌, 흐름의 길목을 장악하는 플랫폼으로 치환해내야 정답과 가까워진다.

가공되지 않은 자생력

내가 하는 일들에 플랫폼을 이식한다는 것은 거창한 정보통신 대기업의 흉내를 내라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현장에 나가기 전 질문할 내용의 대부분을 사전에 결정해 두듯, 내 비즈니스의 구조 자체를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와 정답을 구할 수밖에 없는 독점적 ‘길목’으로 만드는 일이다. 돈이 되는 확실한 알맹이와 내 에너지를 갉아먹는 소음들을 분류해 내고,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명확히 잘라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내 영토에 들어온 파트너들이나 고객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가치를 생산하게 만들고, 나는 그 생태계의 안정성과 기준을 수치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영악함이 필요하다. 겉으로는 복잡하고 고상해 보이는 세상의 규칙 속에서도 내가 굳게 믿는 가설과 에토스(Ethos)가 담긴 플랫폼을 정립해 낸다면, 상대방은 어떤 기싸움으로도 나를 흔들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내가 그어놓은 선명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동참하게 된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영토가 없듯이, 스스로 판을 주도적으로 정의하지 못하는 이에게 진정한 핵심 역할이 허락될 리 없다. 현실의 주판알을 냉정하게 두드려, 내 지식과 현장의 데이터를 규격화된 플랫폼으로 묶어내는 자만이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를 거두는 강인한 생존자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규제 속에서도 나만의 고유한 주파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지켜낼 수 있는 독자적인 판을 소유했느냐이다. 고리타분한 잔소리나 겉포장만 번지르르한 예의는 홀로 서야 하는 이 거친 현실의 황야에서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한다. 남들이 짜놓은 룰에 내 가능성을 저당 잡히던 유약한 버릇들을 미련 없이 소멸시키고, 오직 내 몸과 발로 직접 체화해 낸 투명한 플랫폼 하나만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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