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앞에서[ep.94]

외할머니의 영정 사진 앞에 앉아 타오르는 향 연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내가 평소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움켜쥐었던 승부의 셈법도, 누군가와 기싸움을 벌이던 날 선 긴장감도 끼어들 틈이 없었다. 한 인간의 숨이 완전히 멈추고 거대한 고요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그동안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삶의 모든 소음들이 일순간에 지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죽음은 어떤 포장이나 타협도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