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둘러싼 정적 속에서 문득, 우리가 쫓는 성공이라는 것이 결국 어떤 ‘보이지 않는 흐름’을 먼저 읽어내는 게임이지 않을까? 평소 나는 정교한 기술적 도구를 활용해 상황을 분석하고, 수치로 증명되는 진실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을 철칙으로 삼아왔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프로의 기본 자세이자, 가장 자신 있는 시기를 맞이하기 위한 예열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머릿속에 ‘정확한 답’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치열한 현장의 경험들은 끊임없이 나에게 속삭이곤 한다. 진짜 도약은 그 답을 나 혼자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이 온전히 공유하도록 만드는 찰나에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다. 오늘은 논리 너머에 존재하는 리더십의 본질, ‘함께 가는 승리’에 대해 사색의 궤적을 남겨보려 한다.
정확한 방향의 제시 : 안개 너머의 진실을 가리키는 손가락

경영이라는 거대한 망망대해에서 리더가 할 일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비즈니스 현장을 전쟁터에 비유하곤 하지만, 진짜 전쟁터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존재하는 ‘모호함’과 ‘불확실성’이다. 나쁜 상황조차 자산으로 치환하며 정직하게 걸어온 시간들이, 모호한 방향성 때문에 표류하는 것은 리더로서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집단이 커질수록 방향성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향성은 결국 모두가 공유해가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흐려지지 않는 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모두가 같이 걸어가면서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의 명확한 정의 : 선택과 집중의 용기

리더의 두 번째 소명은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방향성이 북극성이라면, 이것은 그 북극성을 향해 가기 위해 배의 키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그리고 배에 무엇을 싣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우리는 종종 모든 기회를 다 잡고 싶어 하고, 모든 민원에 다 대응하고 싶어 하지만,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그것은 회사의 이익창출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엄격한 현장의 기준을 맞추고 수치로 증명되는 진실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진짜 프로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 안의 답을 타인의 욕구와 공명하게 만드는 ‘공유의 태도’를 통해 집단이 스스로 ‘하지 않을 것’을 폐기하게 만든다. 비논리적인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고 정당한 영향력을 증명해내는 유연함. 그것은 우리가 ‘할 것’에 더 정직하게 집중하게 만드는 창조적 의지가 아닐까 싶다. 하지 않을 것을 정의하는 것은 할 것을 정의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와 직관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 남기는 정직한 유산 : 선택하고 집중하는 뒷모습

내가 이렇게 경영의 본질을 두 가지로 정의하고 끊임없이 사색하는 이유는, 결국 내 등 뒤에 있는 소중한 가족이라는 섬을 지키기 위함과 내가 생각한 가설들과 가족에게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할 것들만 하다가 보면 언젠가는 방향성도 잃은 채 내일만을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훗날 내 아이가 자라서 아빠의 뒷모습을 돌이켜볼 때, “우리 아빠는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소중한 것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리더였단다”라고 기억해주길 바란다. 나의 부끄러운 고민과 치열했던 현장의 기록들이 아이에게는 가장 정직한 선택의 교과서가 되어 매일 스스로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정직한 노력 속에서 피어나는 유연한 사색. 그것이 내가 꿈꾸는 리더의 모습이자, 내 안의 거인을 깨워 세상의 오류를 바로잡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도약으로

오늘 밤은 내 의사결정의 밑바닥에 흐르는 유연함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 인생의 결과는 죽음 직전의 거대한 현상이겠지만, 그 장엄한 마무리는 오늘 내가 정직하게 폐기한 수많은 가설과 그 위에 다시 세운 창조적인 의지가 모여 완성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일은 또 무엇인가 새로운 것들이 생기겠지만 결국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변경해가면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방향으로 인도하는 내 모습을 보길 바란다.